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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거주 민수정 화가가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뉴델리 하우즈 카스 빌리지(Hauz Khas Village) 로카야타 아트 갤러리(Lokayata Art Gallery)에서 6년간의 인도 생활을 화폭에 담은 추상화전을 열었다./사진=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민수정 화백 뉴델리 개인전 "여행지 강한 인상, 작품에 담고 싶었다"

인도 뉴델리의 ‘인사동’ 하우즈 카스 빌리지(Hauz Khas Village)에서 한국 여류화가의 개인전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 서울대 미대 출신의 민수정 화가는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로카야타 아트 갤러리(Lokayata Art Gallery)에서 6년간의 인도 생활, 특히 여행지에서 느낀 체험을 화폭에 담은 추상화전을 열었다. 스리랑카 체재 3년을 포함하면 인도 문화권 생활이 9년에 이른다.

민수정 화가가 18일 인도 뉴델리 하우즈 카스 빌리지(Hauz Khas Village) 로카야타 아트 갤러리(Lokayata Art Gallery)에서 가진 6년간의 인도 생활을 화폭에 담은 추상화전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새로운 곳에서 색다른 것을 만난 체험이 영감의 샘이 된 셈이다. ‘풍경’ ‘무제’로 이름 지어진 20여의 작품은 인도 특유의 색감과 색채 조합의 감동을 선사했다.

민 화가는 찢긴 종이박스와 한지를 이용해 오래된 도시건물의 외벽을 표현한 작품을 가리키며 “매끄러운 것보다 자연스럽게 까칠까칠 올록볼록한 질감을 좋아한다”고 했다. 새 것보다 역사가 덧입혀진 고색창연한 것에 더 매력을 느낀다는 의미로 다가왔다. 그런 그에게 계란판은 또 하나의 절묘한 재료가 됐고, 이번 개인전 작품의 대부분에 이 재료를 사용했다.

민수정 화가의 작품

민 화가는 “파키스탄 쪽으로 자동차를 타고 사막 여행을 할 때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노란색·붉은색 돌 채석장과 이를 이용해 만든 집, 그리고 사방에 흩어진 노랑·빨강·검정 돌들을 보면서 이를 작품으로 표현하고 싶은 강한 욕망을 느꼈다”며 “처음에는 돌을 작품에 부치는 걸 생각했으나 천으로 만든 캔버스가 지탱할 수 없어 계란판에 한지를 입혀 이용하게 됐다”고 했다.

엄지손가락 정도 크기의 타원형 모자 같은 계란판 조각들을 각각의 캔버스 위에 이어 붙여 여행지에서 만난 깊은 바닷속 작은 물고기 떼, 공작새 깃털, 들판에 흐드러지게 핀 꽃, 별이 쏟아질 듯 촘촘한 사막의 밤하늘 등을 표현했다.

민수정 화가의 작품

계란판의 볼록한 아랫부분을 잘라낸 조각을 통해 질감의 또 다른 경지를 보여줬다. 볼록한 계란판 조각을 이리 저리 붙인 후 그 위에 도톰한 한지를 꼼꼼히 덮어 고정시키고 유화물감의 착색과 유지를 위한 젯소 처리를 한 다음 색을 입힌 것이다.

이렇듯 손에 손을 더한 제작과정 덕분에 종이팩 조각을 이어 붙인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석고 틀로 찍어낸 것이냐”는 질문을 받곤 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러나 그것들은 균질적이면서도 움직이고 있는 듯, 흐르고 있는 듯 생동감으로 충만했다.

전시공간도 힌두사원 같은 흰색 돔 모양을 한 특이한 외양과 높은 천장의 내부가 일반 화랑과는 색다른 운치를 풍기면서 작품들을 돋보이게 했다.

인도인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민 화가는 관람객이 작품에 대해 질문을 해오면 열심히 답변하고 해설도 하곤 했다. 이번 개인전의 대표작으로 화가 자신이 꼽은 것은 가장 수수하고 단순해 보이는 작품이었다. 감청색 정사각 캔버스 위에, 엄지손가락 크기의 타원형 종이팩 조각들이 채 방사선 형태로 촘촘하게 붙어 있었다. 중심을 향해 모여드는 것 같다가 문득 바깥으로 확산되는 듯한 느낌의 착시효과가 인상적이었다.

민수정 화가의 작품

이번 개인전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자기세계로의 침잠과 세상으로 나아가려는 자아, 두 가지 이질적인 듯하면서도 상보적인 의지가 이번 전시회에서 만난 것임이 화가의 말에서 감지된다. “누구에게 보여주고 존재를 과시하기 위한 창작이 아니라 내가 살아 있다는 확인, 내가 살았다는 증거가 되었으면 합니다. 하다가 피곤하면 쉬고, 진정으로 즐기며 오래오래 계속하고 싶어요.” 오랫동안 전업주부를 하다가 다시 창작 활동과 발표를 시작한 민 화가의 말이다.

 

 

hegel@as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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